1) 시스템 아키텍처 전체 개요 및 주요 블록 분해
테슬라가 제안하는 '블렌디드 캐소드' 시스템은 단순한 물리적 혼합물을 넘어, 마이크로미터 스케일에서 정교하게 제어된 복합 구조체(composite structure)입니다. 전체 아키텍처는 LFP와 NCM이라는 두 활물질의 전기화학적, 열적, 기계적 상호작용을 최적화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재료' 자체의 혁신을 넘어, 전극 제조 공정 전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복잡한 엔지니어링의 결과물입니다.
주요 구성 블록을 분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활물질 블록 (Active Material Block): 시스템의 핵심으로, 두 종류의 활물질 입자로 구성됩니다.
- '고밀도 코어' 역할을 하는 NCM811(니켈 80%, 코발트 10%, 망간 10%) 입자: 평균 입경(D50)이 10-15µm인 구형 입자로, 높은 에너지 밀도를 담당합니다. 각 입자는 2차 입자(secondary particle)로서,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1차 입자(primary particle)들이 뭉쳐진 다결정 구조입니다.
- '안전성 및 수명 매트릭스' 역할을 하는 LFP 입자: 평균 입경(D50)이 2-5µm로 NCM보다 작은 입자들이 사용됩니다. 이 미세한 LFP 입자들은 더 큰 NCM 입자들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는 '필러(filler)' 역할을 하며, 전극 전체의 밀도(탭 밀도, tap density)를 높입니다. 또한, 각 LFP 입자는 10nm 두께의 전도성 탄소층으로 코팅되어 낮은 전자 전도도를 보완합니다. 혼합 비율은 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무게비로 NCM:LFP = 70:30 ~ 60:40 범위에서 최적화됩니다.
-
전도성 네트워크 블록 (Conductive Network Block): 활물질만으로는 전자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종 입자들 사이를 잇는 전자 고속도로가 필요합니다.
- 주 전도재: Super P 또는 이와 유사한 카본 블랙 입자(50-100nm)가 전체 중량의 1-2%를 차지하며, 활물질 입자들 사이를 점 대 점(point-to-point)으로 연결합니다.
- 보조 전도재: 탄소나노튜브(CNT)가 0.1-0.5%의 소량 첨가됩니다. CNT는 긴 선형 구조를 가지므로, 점 접촉만 가능한 카본 블랙과 달리 여러 입자들을 동시에 연결하는 '다리(bridge)' 역할을 하여 장거리 전자 전도 경로를 형성하고, 특히 부피 팽창/수축 시에도 네트워크가 끊어지지 않도록 기계적 유연성을 부여합니다.
-
바인더 및 슬러리 블록 (Binder and Slurry Block): 이 모든 구성 요소를 알루미늄 집전체(current collector)에 물리적으로 고정시키는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
- 이종 바인더 시스템: 기존의 PVDF(Polyvinylidene fluoride) 단일 바인더로는 표면 특성과 밀도가 다른 NCM과 LFP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허는 소수성(hydrophobic)인 PVDF와 친수성(hydrophilic) 특성을 일부 가진 SBR(Styrene-butadiene rubber) 또는 CMC(Carboxymethyl cellulose)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바인더 시스템을 암시합니다. 이는 각 활물질 표면과의 결착력을 최적화하고, 전해액 함침성(wettability)을 개선하는 역할을 합니다.
- 용매 및 점도 제어: 슬러리 제조 시, NMP(N-Methyl-2-pyrrolidone) 용매 내에서 두 활물질의 분산 안정성을 제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밀도 차이로 인해 중력에 의한 분리(sedimentation)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교반 속도, 시간, 그리고 증점제(thickener) 첨가를 통해 슬러리 전체에 걸쳐 NCM과 LFP의 비율이 균일하게 유지되도록 정밀 제어합니다.
이 아키텍처의 핵심은 '단순 혼합'이 아닌 '구조적 배열'에 있습니다. 작은 LFP 입자가 큰 NCM 입자 주위를 둘러싸는 듯한 미세구조를 형성함으로써, 특정 NCM 입자에서 국소적인 열이 발생하더라도 주변의 LFP 매트릭스가 즉시 열을 흡수 및 분산시켜 열폭주 전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마이크로 방화벽' 메커니즘을 구현합니다. 이는 전극 수준에서 본질적 안전성(intrinsic safety)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설계 사상입니다.
2) 구성 요소 상세 분해 (Component-by-Component Analysis)
각 구성 요소의 역할과 엔지니어링적 고려사항을 더 깊이 분석해 보겠습니다.
-
NCM811 2차 입자 (Secondary Particle): 에너지 밀도의 원천인 이 입자는 설계상 가장 민감한 부분입니다. 니켈 함량이 80%에 달해 높은 용량을 제공하지만, 충전 상태(높은 탈리튬 상태)에서 Ni⁴⁺ 이온이 매우 불안정해져 전해액과 반응하여 산소를 방출하기 쉽습니다. 이는 열폭주의 시작점입니다. 또한, 충방전 시 겪는 비등방적(anisotropic) 부피 변화는 1차 입자들 사이에 미세균열(micro-crack)을 유발합니다. 이 균열을 통해 전해액이 침투하면 새로운 계면이 형성되고, 부반응(parasitic reaction)이 가속화되어 수명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테슬라는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입자 표면에 Al₂O₃나 ZrO₂ 같은 안정한 산화물 나노 코팅을 적용하거나, 입자 내부에 니켈 농도가 중심에서 표면으로 갈수록 점차 감소하는 '농도 구배형(concentration gradient)' 구조를 채택하여 표면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특허의 블렌딩 기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NCM 입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주변의 LFP 입자들이 물리적인 완충재(mechanical buffer) 역할을 하여 미세균열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까지 노립니다.
-
탄소 코팅 LFP 1차 입자 (Carbon-Coated LFP Primary Particle): 이 입자는 시스템의 '수호자'입니다. LFP 자체는 앞서 설명했듯 열적 안정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Fe-P-O의 강력한 결합은 NCM의 Ni-O 결합보다 훨씬 강해, 약 600°C까지 구조가 유지됩니다. 문제는 LFP의 고유한 전기 전도도( S/cm)와 리튬 이온 확산 계수( cm²/s)가 매우 낮다는 점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테슬라는 두 가지 핵심 전략을 사용합니다. 첫째, 입자 크기를 수 마이크로미터에서 수백 나노미터까지 줄여 리튬 이온이 이동해야 할 거리를 최소화합니다. 리튬 확산 시간()은 확산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입자 크기를 1/10로 줄이면 확산 시간은 1/100로 단축됩니다. 둘째, 각 입자 표면을 흑연이나 비정질 탄소로 얇게(5-20nm) 코팅합니다. 이 탄소층은 LFP 입자들을 서로 연결하고, NCM 및 전도재 네트워크와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와이어' 역할을 합니다. 이 코팅 공정은 LFP 합성 시 유기물 전구체를 함께 열분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코팅 두께와 균일성이 전극의 전체 저항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
하이브리드 바인더 시스템: 바인더는 단순히 입자들을 붙잡는 역할을 넘어, 전극의 기계적 수명과 직결됩니다. 충방전 시 NCM은 약 10-12%, LFP는 약 6-7%의 부피 변화를 겪습니다. 문제는 두 물질의 팽창/수축률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는 입자 경계면에 기계적 응력(mechanical stress)을 유발하여 바인더의 결착을 약화시키고, 결국 활물질 입자가 집전체에서 떨어져 나가는 '고립(isolation)' 현상을 초래합니다. 기존 PVDF 바인더는 강성이 높아 이런 변형을 잘 수용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신축성이 뛰어난 SBR 고무계 바인더를 일부 혼합하여 전극 전체에 유연성을 부여합니다. SBR은 마치 스판덱스처럼 입자들이 팽창할 때 늘어났다가 수축할 때 다시 당겨주어, 수천 번의 사이클 동안 전극 구조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
집전체 (Current Collector): 양극에는 10-15µm 두께의 알루미늄 호일이 사용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활물질 슬러리와의 접착력입니다. 알루미늄 표면을 거칠게 만드는 에칭(etching) 처리를 하거나, 접착력을 높이는 카본계 프라이머 층을 미리 코팅하여, 격렬한 부피 변화에도 활물질 층이 박리되지 않도록 합니다. 또한, 테슬라의 4680 셀과 같은 태블리스(tabless) 설계에서는 이 집전체 자체가 전류 경로의 역할을 하므로, 호일의 두께 균일성과 전기 전도도가 셀의 전체 저항 및 열 분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처럼 각 구성 요소는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다른 요소들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전체 시스템의 성능, 수명, 안전성을 결정합니다. 이 특허의 진정한 혁신은 이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제어하며, 최적화하는 엔지니어링 노하우에 있습니다.
3) 수학적·공학적 모델링 및 정량 분석
블렌디드 캐소드의 거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량적인 모델링이 필수적입니다. 이는 셀의 성능을 예측하고, BMS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기초가 됩니다.
- 하이브리드 전압 모델 (Hybrid Voltage Model): 셀의 개방 회로 전압(OCV, Open Circuit Voltage)은 각 활물질의 기여분을 가중 평균한 형태로 근사할 수 있습니다. NCM의 질량 분율을 , LFP의 질량 분율을 라 할 때, 전체 전극의 OCV는 다음과 같이 모델링됩니다.
여기서 과 는 각 활물질의 국소적인 충전 상태를 의미하며, 전체 SoC에 따라 복잡한 관계를 가집니다. 두 물질의 전위차가 크기 때문에, 충전 초기에는 전위가 낮은 LFP가 먼저 반응하고, 이후 NCM이 반응하는 순차적 리튬화/탈리튬화가 일어납니다. 이로 인해 전체 전압 곡선은 LFP의 평탄 구간과 NCM의 경사 구간이 결합된 독특한 형태를 띠게 됩니다.
- 에너지 밀도 계산: 블렌디드 캐소드의 비에너지(specific energy) (Wh/kg)는 다음 식으로 계산됩니다.
여기서 는 각 활물질의 비용량(specific capacity, Ah/kg)이고, 은 평균 방전 전압입니다. 예를 들어, NCM811(200mAh/g)과 LFP(160mAh/g)를 7:3으로 혼합하면, 이론적 용량은 mAh/g가 됩니다. 이는 순수 NCM보다는 낮지만, 순수 LFP보다는 약 17.5% 높은 수치입니다. 이처럼 혼합 비율을 조절함으로써, 에너지 밀도와 비용, 안전성 사이의 최적점을 엔지니어링할 수 있습니다.
- 내부 저항 및 열 발생 모델링: 셀의 총 내부 저항 은 각 구성 요소의 저항의 합으로 표현됩니다.
여기서 는 각 활물질 계면에서의 전하 전달 저항(charge transfer resistance)을 의미합니다. 이종 입자 간의 접촉 지점에서 발생하는 계면 저항이 추가적인 변수가 됩니다. 셀에서 발생하는 열 은 줄 발열(Joule heating)과 엔트로피 변화에 의한 반응열의 합으로 주어집니다.
LFP는 발열 반응이 NCM에 비해 매우 작고, 오히려 특정 구간에서는 흡열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블렌딩을 통해 LFP는 NCM의 격렬한 발열을 완화시키는 '열적 버퍼' 역할을 수행하며, 의 총량을 줄여 열 관리 시스템의 부담을 덜어줍니다. 예를 들어, 고율 방전 시 NCM 입자 주변 온도가 국소적으로 80°C까지 올라갈 때, 접촉한 LFP 입자가 열을 흡수하여 온도를 65°C 수준으로 억제하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습니다. 이는 열폭주 시작 온도를 20% 이상 높이는 효과를 가집니다.
4) 실시간 제어 및 데이터 피드백 메커니즘
블렌디드 캐소드의 복잡한 전압 거동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기존 BMS는 전압-SoC 곡선이 단조롭게 변하는 것을 가정하고 설계되었지만, 이 새로운 시스템은 그렇지 않습니다.
-
SoC 추정의 이중 모드 접근: 이 특허의 핵심 중 하나는 '하이브리드 전압 프로파일'을 이용한 정밀 SoC 추정입니다. LFP에서 기인하는 3.3-3.4V 대의 평탄 구간과 NCM에서 기인하는 3.6-4.1V 대의 경사 구간이 명확히 구분됩니다. BMS는 이 두 가지 특징을 모두 활용합니다.
- 경사 구간 (NCM-dominant region): SoC가 20%에서 80% 사이일 때, 전압은 NCM의 영향으로 선형에 가깝게 변합니다. 이 구간에서는 OCV-SoC 룩업 테이블(Look-up table)과 전류 적산법(Coulomb counting)을 결합한 전통적인 확장 칼만 필터(Extended Kalman Filter, EKF)가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합니다. 전압 변화가 크기 때문에 미세한 SoC 변화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 평탄 구간 (LFP-dominant region): SoC가 20% 미만이거나 80%를 초과하는 구간에서는 LFP의 영향으로 전압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이 '플랫 존'에서는 전압 기반 SoC 추정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MS는 이 구간에 진입하기 직전의 EKF 추정치를 초기값으로 설정하고, 주로 전류 적산법에 의존합니다. 동시에, 전압 곡선의 미세한 '기울기 변화'나 동적 응답(전류 펄스에 대한 전압 강하) 패턴을 분석하는 머신러NING(ML) 기반 알고리즘을 보조적으로 사용하여 드리프트 오차를 보정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패턴의 부하가 걸릴 때 나타나는 전압 응답 '지문'을 학습하여, 평탄 구간에서도 SoC를 3-5% 오차 범위 내에서 추정할 수 있습니다.
-
SoH(State of Health) 진단: 이종 입자는 노화 메커니즘과 속도가 다릅니다. NCM은 주로 용량 감소(capacity fade)가, LFP는 저항 증가(resistance increase)가 주된 노화 현상입니다. BMS는 전체 임피던스 스펙트럼을 주파수별로 분석(Electrochemical Impedance Spectroscopy, EIS)하여, NCM의 전하 전달 저항과 LFP의 저항 성장을 분리하여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주파 영역의 저항 증가는 LFP의 노화를, 중간 주파수 영역의 반원(semicircle) 크기 변화는 NCM의 노화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배터리의 잔존 수명을 훨씬 더 정확하게 예측하고, 특정 물질의 노화를 가속화하는 운전 습관(예: 고전압 상태 장기 방치)을 사용자에게 경고할 수 있습니다.
-
셀 밸런싱 최적화: 직렬로 연결된 수백, 수천 개의 셀들 간의 전압 편차를 줄이는 셀 밸런싱 역시 더 정교해집니다. BMS는 각 셀의 전압 프로파일을 분석하여, 어떤 셀이 NCM 노화가 더 빠른지, 어떤 셀이 LFP 노화가 더 빠른지를 식별하고, 이에 맞춰 밸런싱 전류와 시간을 개별적으로 최적화하여 전체 팩의 수명을 극대화합니다.
5) 혁신성 및 기존 기술 대비 우위 분석
블렌디드 캐소드의 혁신성은 단순히 두 재료를 섞었다는 사실에 있지 않고, '어떻게' 섞어서 기존의 기술적 트레이드오프(trade-off) 관계를 깨뜨렸는가에 있습니다.
기존 기술의 한계:
- 순수 LFP: 저렴하고 안전하며 수명이 길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장거리 전기차에 부적합하고, 특히 저온에서 성능 저하가 심각합니다. 전압 곡선이 평탄하여 SoC 추정이 매우 어렵다는 BMS의 고질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 순수 NCM/NCA: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장거리 주행에 유리하지만, 비싼 코발트/니켈 가격으로 인한 비용 문제, 그리고 열 안정성이 낮아 복잡하고 무거운 열 관리 시스템 및 안전장치가 필수적입니다. 사이클 수명도 LFP에 비해 짧습니다.
블렌디드 캐소드의 혁신적 우위:
- '설계 가능한' 배터리: 혼합 비율()을 조절함으로써, 배터리의 특성을 용도에 맞게 '튜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 모델 3 스탠다드 레인지에는 LFP 비율을 높여(예: 50:50) 비용과 수명을 극대화하고, 롱레인지 모델에는 NCM 비율을 높여(예: 70:30) 주행 거리를 늘리는 '맞춤형 설계'가 가능해집니다. 이는 단일 화학식으로는 불가능했던 유연성입니다.
-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의 동시 달성: 7:3 비율의 블렌디드 캐소드는 순수 LFP 대비 약 15-20%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면서도, 열폭주 발생 온도는 순수 NCM 대비 30-40°C 가량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동일한 주행 거리를 더 저렴하고 안전하게 구현하거나, 동일한 비용으로 더 긴 주행 거리를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 BMS 정밀도 향상: 역설적으로, 복잡해진 전압 곡선은 BMS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LFP의 평탄 구간은 '기준점' 역할을, NCM의 경사 구간은 '정밀 측정 영역' 역할을 하여, 전체 SoC 구간에 걸쳐 기존 LFP나 NCM 단독 시스템보다 더 신뢰도 높은 상태 추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사용 가능한 배터리 용량을 끝까지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 자원 의존도 완화: 값비싼 코발트와 니켈의 사용량을 30-40% 줄이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적 이점을 가집니다.
6) 특허 청구항(Claims) 기반 기술적 방어권 분석
이 특허의 방어권은 단순히 'LFP와 NCM을 섞는다'는 아이디어에 국한되지 않고, '어떻게 최적으로 섞어 특정 성능을 구현하는가'라는 구체적인 엔지니어링 방법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
청구항 1 분석: '입자 크기 분포'와 '혼합 비율'을 특정 범위로 한정한 것이 핵심입니다. 이는 경쟁사가 단순히 두 물질을 다른 비율이나 다른 입자 크기로 섞는 것을 허용하지만, 테슬라가 찾아낸 '최적의 조합(sweet spot)'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막습니다. 예를 들어 'NCM D50=12±2µm, LFP D50=3±1µm, 무게비 65±5%'와 같이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함으로써, 이 범위 내에서 구현되는 독특한 '하이브리드 전압 프로파일'과 그로 인한 성능 향상 효과 전체를 권리 범위로 주장하는 것입니다. 경쟁사가 이 특허를 회피하려면, 성능이 떨어지거나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다른 조합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
청구항 2 분석: 'LFP 입자 표면의 탄소 나노코팅'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LFP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특히 '5-20nm 두께'와 '전자 전도성 15% 이상 향상'이라는 정량적 조건을 포함함으로써, 단순히 카본 코팅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특허를 침해하지 않게 됩니다. 테슬라의 고유한 코팅 공정(예: 화학 기상 증착법(CVD) 변형)을 통해 달성되는 특정 두께와 성능 향상치를 정확히 구현해야만 권리 범위에 포함됩니다. 이는 공정 노하우를 간접적으로 보호하는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
청구항 3 분석: 이 청구항은 하드웨어(양극재)의 혁신을 소프트웨어(BMS 알고리즘)와 연결하여 보호 범위를 확장합니다. 단순히 새로운 소재를 만드는 것을 넘어, 그 소재의 '독특한 전기화학적 신호(하이브리드 전압 프로파일)'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방법까지 특허의 일부로 포함시킨 것입니다. 경쟁사가 유사한 블렌디드 캐소드를 만들더라도, 그 배터리의 상태를 정확히 추정하기 위해 '2개의 뚜렷한 전압 평탄 구간을 감지'하는 방식의 BMS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면 특허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테슬라의 통합적 시스템 설계 능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강력한 기술적 해자(moat)를 구축하는 전략입니다.
7) 한계점 분석 및 미래 기술 로드맵 연계
이 혁신적인 기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공학적 난제와 물리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
계면 불안정성: 서로 다른 두 물질이 만나는 계면(interface)은 전기화학적으로 가장 취약한 지점입니다. LFP와 NCM 입자 사이, 그리고 각 입자와 전해액 사이의 복잡한 계면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항이 증가하는 고체-전해질 계면(SEI, Solid-Electrolyte Interphase)과는 다른, 예측하기 어려운 부반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 입자에서 용출된 미량의 전이 금속 이온(예: Mn²⁺)이 다른 입자 표면에 증착되어 성능을 저하시키는 '크로스토크(crosstalk)' 현상은 장기 수명을 확보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
차등적 부피 변화로 인한 기계적 피로: 앞서 언급했듯, NCM과 LFP의 팽창/수축률 차이는 전극 내부에 지속적인 기계적 스트레스를 축적시킵니다. 이는 수천 사이클 후 전극의 미세구조를 파괴하고, 전도성 네트워크를 단절시켜 급격한 성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바인더 기술로는 이를 완전히 억제하기 어렵습니다.
-
제조 공정의 복잡성: 균일한 슬러리를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밀도가 다른 두 입자를 대량으로, 그리고 배치(batch)마다 동일한 품질로 혼합하는 것은 고도의 공정 제어 기술을 요구합니다. 미세한 혼합 불균일성도 셀의 특정 부위에 국소적인 스트레스 집중을 유발하여 전체 팩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 기술 로드맵: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테슬라의 다음 연구개발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 전고체 전해질(All-Solid-State Electrolyte) 적용: 액체 전해액을 고체로 대체하면, 크로스토크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계면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고체 전해질은 두 입자 사이에서 기계적 완충재 역할도 수행하여 차등적 부피 변화 문제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 핵-쉘(Core-Shell) 구조의 진화: 단순한 블렌딩을 넘어, NCM 코어(core)를 LFP 쉘(shell)이 완벽하게 감싸는 형태의 '핵-쉘' 입자를 합성하는 연구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는 불안정한 NCM 표면을 전해액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하고, 두 물질의 장점을 단일 입자 수준에서 결합하는 궁극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습니다.
- 건식 전극 공정(Dry Battery Electrode, DBE)과의 결합: 테슬라가 이미 개발 중인 DBE 공정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활물질과 바인더 분말을 직접 필름으로 만듭니다. 이 공정을 블렌디드 캐소드에 적용하면, 슬러리 상태에서의 입자 분리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고, 더 두껍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극을 제조할 수 있게 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입니다.